사라진 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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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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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를 고르려면 택시를 잘 잡는 사람을 택하라. 그런 청년이 현대의 경쟁 사회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 1978년 한 신문 기사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1970년대 극심한 택시난을 보여준다. 그 시절 합승과 불법 ‘따따블(4배 요금)’이 횡행했다. 택시난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택시가 늘어나면서 다소 해소됐다. 요즘 서울의 심야 택시 대란은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다는 1970년대와 맞먹는다.

▶1970년 버스요금이 10원일 때 택시 기본요금은 60원이었다. 버스요금 오를 때 택시요금은 그 절반만 올라 얼마 전까지는 학원 가는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도 서넛 모여 버스 대신 택시 타고 갔다. 서울은 택시가 잘 잡히고 저렴한 도시라는 말이 최근 쏙 들어갔다. 밤 시간에 12㎞ 거리를 카카오블랙을 타고 갔더니 5만4000원이 나왔다. 평소 1만4000원 택시 요금의 4배였다. 도쿄 택시로 가면 4700엔(약 4만6000원), 런던 택시론 33파운드(약 5만2000원) 나오는 거리다. 택시 비싸기로 악명 높은 일본이나 영국보다 한국 택시 값이 비싸진 셈이다.

▶‘옐로 캡’은 뉴욕을 상징하는 택시다.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가 저렴한 요금을 무기로 택시 승객을 빼앗아 가면서 크게 타격을 입었다. 비싸게 산 택시 면허 가격이 폭락했다며 극단적 선택을 한 택시 기사도 여럿이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얼마 전 미국 CBS 방송사가 조사했더니 뉴욕 택시 요금이 우버보다 35~83% 저렴해졌다. 우버가 남발하던 할인 이벤트도 끝나고, 코로나 확산으로 우버 기사를 그만두는 사람이 늘면서 우버 요금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뉴요커들은 “요즘 비싸서 우버 못 탄다”고 한다. 규제가 아닌 가격이 떠났던 택시 승객을 돌아오게 한 셈이다.

▶한국은 상황이 나아질 조짐이 별로 안 보인다. 택시 잡기 가장 어려운 시간대에만 승차 공유나 탄력 요금제를 허용하는 식의 융통성 있는 해법도 생각해 봄직하지만 ‘총대’ 메는 책임자가 없는 모양이다. 시민만 택시 지옥에 빠져 고생이다. / 김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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