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화법의 요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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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화법의 요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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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화법의 요체

두 장면을 비교한 건 한동훈 장관의 화법과 논리 때문이다. 화법이나 화술 속에 담긴 논리는 그 사람의 철학을 대변하기 마련이다. 한 장관은 명실상부 '스타 장관'이다. 지난달 초 차기 정치 지도자를 묻는 한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범보수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전 정부 탓', '투명성 및 업무 효율성', 그리고 자신감 넘치는 화법 속에 드리워진 궤변. 민정수석실 폐지 및 인사정보관리단 신설, 검찰총장 임명 지연 등을 위시해 법무부 및 검찰을 완전히 장악한 한동훈 장관이 그간 언론에서 보여준 자신만만한 화법의 요체다. 전 법무부 장관과의 질의응답 장면은 그 절정이었고.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답게 한 장관이 앞세우는 기본 전제도 '전 정부 탓'이다. '정권을 교체당한 문재인 정부 정책은 모두 실패했고 잘못됐다'는 강한 자신감이 깔려 있는 듯하다. 민정수석실 폐지가 단적인 예다. '민정수석 출신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실패했다'는 전제를 근간으로 한다. 인사정보관리단이 "기존 청와대의 음성적 검증을 투명화한다"는 한 장관의 주장도 같은 맥락 아래에서만 가능하다.

같은 논리라면, 임기 초반 전광석화 같은 민정수석실 폐지 및 인사정보관리단 신설이야말로 국민들에게 납득할 만한 논리를 통해 설득력을 부여해야만 했다. 단순히 '전 정권 탓'에 그쳐서는 곤란하다. 이야말로 법무부-민정수석실 직보 등 역대 정부하에서 벌어졌던 밀실 인사 등의 폐해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혁신 의지에 기반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한 장관은 오로지 '전 정권 탓'을 통해 과거 청와대의 잘못만을 부각시킬 뿐이다. 반면 국민들은 부패한 민정수석의 대명사로 '국정농단 우병우'를 기억하는 중이다. 그 우병우 전 수석은 한 장관의 검찰 선배다. '김학의 사건'을 필두로 전 정부를 거치며 땅에 떨어진 검찰에 대한 신뢰는 검사 출신 대통령의 지지율 폭락으로 여전히 바닥을 치고 있다.

한 장관을 필두로 그 검사 출신들이 장악한 법무부가 인사 검증을 '음지에서 양지화'시킨다는 주장을 곧이곧대로 신뢰하기는 쉽지 않다. 검찰 고위직은 물론 정부 요직에 검찰 출신 측근을 배치한 현 정권이 투명한 인사와 철저한 검증을 완수했다면, 취임 100일도 안 돼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폭락할 일도, 대통령 부정 평가 요인으로 '부실 인사'가 첫째로 꼽히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박범계 의원 말마따나 "법무부 장관은 18명의 국무위원 중 한 사람에 불과"하다. 국회를 무시한 '시행령 정치'로 법무부 장관이 국무총리도, 대통령 비서실장도, 대통령실 수석들까지 전방위적으로 검증할 수도, 검증해서도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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