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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100대1이라던 9급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올해 29대1로 떨어졌다. 7급 공무원 경쟁률(42.7대1)도 43년 만의 최저를 기록했다. 아직도 높지만 언제 한 자릿수 경쟁률이 될 지 모른다. 신참 공무원들이 조기 퇴직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사표를 낸 5년 차 이하 공무원이 1만명을 넘어섰다. 4년 전의 2배다. 정년이 보장되는 ‘신의 직장’을 왜 포기할까.

▶공무원 380명, 대기업 회사원 420명을 대상으로 조직 만족도 조사를 했다.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회사원 10명 중 6명이 ‘가능하다’고 답한 반면 공무원은 4명만 ‘그렇다’고 답했다. ‘말이 통하지 않는 상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공무원 10명이 4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직을 생각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엔 공무원 37%가 ‘그렇다’고 답해 회사원(30%)보다 많았다. 공무원들은 월급, 꼰대 문화, 민원인 스트레스, 잦은 야근 등을 불만 요소로 꼽고 있다.

▶공무원은 한때 시대를 선도한 신흥 직업이었다. 19세기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효율적 국가 운영을 위해 전문화, 분업화, 법치를 근간으로 한 관료제를 처음 선보였다. 우리는 독일 관료제를 도입한 일본 영향을 받아 유럽식 직업 공무원 제도를 갖게 됐다. 이 제도가 육성한 전문 관료들이 산업화, 정보화를 이끌며 국가 발전을 선도했다.

▶30년 전 싱가포르 리콴유 총리는 “민간보다 나은 대우로 최고 인재를 뽑아 국가 경영을 맡겨야 한다”면서 독창적 공무원 보수 체계를 만들었다. 법조계, 금융, 회계 등 전문직 여섯 업종에서 8명씩 최고 소득자를 선별한 뒤, 이들을 소득 순으로 줄 세우고 그 중앙값의 3분의 2 수준을 고위 공직자의 연봉 기준선으로 삼았다. 그 결과 싱가포르 총리 연봉은 미국 대통령보다 4배 많고, 장관 연봉은 5억~8억원에 이른다. 앞으로도 엘리트 청년들이 공직을 맡아야 한다. 그러려면 공무원 조직 문화와 보상 시스템부터 수술해야 한다. / 김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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