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구 80억시대
유엔이 11일 세계 인구의 날을 맞아 발표한 ‘세계인구전망 2022’에 따르면 2020년과 2021년 세계 인구 증가율은 1950년 이후 처음으로 1% 미만으로 떨어졌다. 유럽을 포함한 61개국에서 인구가 줄어드는 ‘인구학적 천이’가 시작됐다. 올해 인구는 80억 명을 넘어서고, 2080년대엔 104억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내려올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이 인구 감소 전망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현재 인구 유지를 위해 필요한 출산율(2.1) 미만인 나라에 산다. 세계 최대 가톨릭 국가 브라질의 출산율도 1.7에 불과하다.
▷인구 축소 못지않게 큰 변화를 몰고 올 변수는 중국의 인구 감소와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다. 현재 세계 1위 인구 대국은 중국(14억3000명), 2위는 인도(14억1000명)지만 내년에는 이 순위가 바뀐다. 세계는 빠르게 늙어가고 있는데 2030년이면 65세 이상 인구가 10억 명, 80세 이상은 2억10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영국 경제학자 찰스 굿하트는 저서 ‘인구 대역전’(2020년)에서 이 두 가지 변수의 결합만으로도 인플레이션 시대가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르면 세계는 중국의 인구 증가와 세계 시장 편입이라는 ‘스위트 스폿(최적의 조합)’ 덕분에 고성장 저물가 시대를 구가했다. 1990∼2017년 미국과 유럽의 생산가능인구가 6000만 명 증가하는 동안 중국은 2억4000만 명이 늘었다. 그런데 세계 시장에 노동력을 공급하던 중국이 인구 절벽으로 가고 있다. 소비량보다 생산량이 많은 ‘디플레이션적’ 노동자는 줄어드는 반면, 생산하진 않으면서 소비하는 ‘인플레이션적’ 은퇴자는 늘어나는 구조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데다 고령화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에 더 무겁게 다가오는 경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