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찬스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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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찬스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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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돌고 돈다. 조국 사태가 조용해지자 이번에는 윤석열 정부의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정호영 전 경북대 병원장이 그 배턴을 이어받는 분위기다. 자신이 고위 간부로 재직 중이던 병원에 자녀를 인턴 채용하거나 논문 저자로 등재시키는가 하면, 동료 교수들이 주는 ‘기프트 점수’에 힘입어 두 자녀 모두 의대 편입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물론 당사자는 절차가 공정했다면서 조국의 예처럼 부정은 없었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점쟁이가 점쟁이를 보면 고개 숙인 채 미소 짓는다지 않는가. 어떤 시험 면접관이 병원장 자녀를 모른 척할 수 있을까. 더구나 대구시 정도에서 사회 지도층끼리의 네트워크는 이심전심으로 충분하다.

20220428.jpg?type=w420흔히 ‘아빠 찬스’라면 힘 있는 자들이 권력과 네트워크를 이용해 자기 자녀에게 실력 이상의 점수를 부여함으로써 남보다 쉽게 대학에 진학하거나 취직에 성공하는 것으로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실상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지난해 9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시위를 벌일 때였다. 시위대는 ‘아빠 찬스 OUT. 민주노총’이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있었다. 이런 내용만 보면 아빠 찬스는 시위대가 공격하는 부자·권력자·상류계급의 전유물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신분이나 계급을 떠나 조직과 권력에 비빌 구석만 있으면 누구든 참여를 꺼리지 않는다. 민주노총 역시 내로남불의 당사자다.

기아자동차는 지난해 회사 측이 5년 만에 생산직 신규 채용을 검토한다는 소식을 듣자 단체협상의 ‘우선 및 특별 채용’ 조항을 들고 나섰다. 신규 채용에서 정년퇴직자와 25년 이상 장기근속자의 자녀에 대해 우선 채용을 원칙으로 규정한 단협을 준수하라는 것이다. 기아만이 아니다. 고용노동부의 시정 명령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노조들은 대부분 이런 단협 내용을 갖고 있다. 심지어, 조국 사태에 대한 국민의 분노 덕을 본 윤석열 당선인조차 민주노총을 닮아가고 있지 않은가. ‘노동조합 자녀 채용 우대 금지법’은 윤 당선인의 대선 공약이다. 그런데 정작 자신은 ‘40년 지기’ 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 입시 의혹에 확실한 부정의 팩트가 없지 않으냐며 옹호, 여론의 분노를 부채질한다. ‘아빠 찬스’가 우리 사회 전체를 희비극의 무대로 만들고 있다. - 이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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