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건강메뉴 퇴출
맥도널드는 값싸고 빠르게 한 끼 식사를 때울 수 있는 햄버거로 인기를 모았다. 맥도널드 형제가 1955년 미국 일리노이주에 1호점을 개설한 이후 세계 최대의 패스트푸드점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정크푸드’의 대명사로도 공격받아 왔다. 정크푸드는 지방 나트륨 성분이 많아 고열량인데도 사람 몸에 필수적인 비타민 미네랄 등 함량이 적어 비만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정크푸드를 자주 먹으면 정상 식단으로 바꾼 뒤에도 당뇨와 동맥경화 등 각종 질병을 앓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스웨덴 네덜란드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어린이 방송 프로그램에서의 광고를 제한하고 있다.
▷맥도널드가 건강식 메뉴 도입에 나섰던 것은 비만의 주범이라는 불명예를 씻어내려는 시도였다. 맥도널드는 2013년 세트메뉴에 포함되는 감자튀김과 탄산음료 대신 샐러드와 건강음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어린이세트 박스에는 과일과 야채, 저지방 우유, 물 등을 추가했다. 쇠고기보다 건강에 좋다고 인식되는 닭고기 메뉴도 확대했다. 2015년에는 햄버거 조리 방식을 바꾸는 등 변화에 박차를 가했다.
▷그런데도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이어졌다. 한국에서는 2017년 고기 패티가 덜 익은 햄버거를 먹은 4세 어린이가 이른바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 진단을 받아 논란이 됐다. 신장이 90% 가까이 손상된 이 아이는 평생 장애를 안았다. 다만 검찰의 재수사에도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아 지난해 무혐의 결론이 났는데 서양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많았다. 1993년 미국에서는 732명이 햄버거를 먹고 집단 대장균 식중독에 걸렸고 일부는 햄버거병으로 발전해 4명이 사망했다. 당시에도 이 사건은 인과관계를 입증하지 못해 합의로 끝났다.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가 건강에 해롭고 위험하다면 안 먹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시간에 쫓ㄱㅕ급하게 한 끼를 때워야 하는 사람들이나 아이 식습관을 챙기기 어려운 맞벌이 부부 자녀들에게 패스트푸드는 손쉬운 선택지가 되기 쉽다. 그런 점에서 맥도널드의 건강식 메뉴 판매 중단은 아쉬운 점이 크다. 단기 수익성을 의사결정이 결국 더 큰 손실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 배극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