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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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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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한국인이 좋아하는 작가에 뽑혔던 이외수. 1946년 경남 함양 외가에서 태어났다고 바깥 외(外)에, 빼어날 수(秀)를 붙여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교사였던 부모의 영향으로 춘천교대에 입학하지만, 끓어오르는 창작욕은 그에게 평범한 삶을 허용하지 않았다. 8년 만에 대학을 중퇴하고 문단으로 눈을 돌렸지만, 그의 20대는 혹독했다. 하숙집 방세가 밀려 쫓겨나고, 라면 한 봉지로 며칠을 버텼다. “30년 동안 글을 쓰면서 마누라와 자식을 굶기지 않고 살아왔다. 이건 기인 중에 기인이다”라는 그의 말에서 창작자의 고달픈 삶이 느껴진다. ‘젊은 시절로 돌아가면 무엇을 하고 싶느냐’는 질문에 “내가 미쳤나”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1975년 소설 ‘훈장’으로 등단한 후 1980년대까지 ‘장수하늘소’, ‘들개’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출간했다. 1990년대 슬럼프가 찾아왔지만 편안한 일상을 거부하는 기이한 집필활동으로 극복했다. 1992년 출간한 소설 ‘벽오금학도’. 감옥 철문을 달아 밖에서 잠그고 사식 투입구로 아내가 넣어 주는 밥을 먹으며 5년간 두문불출한 끝에 나온 역작이다. 당대 최고 평론가였던 김현은 “이외수 소설은 심하게 나를 고문한다”고 했다.

노년의 그에겐 소설가, 화가 외에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TV 광고·방송 시트콤에 출연하고, 라디오 진행자로 데뷔했다. 트위터 팔로어 177만명을 거느리며 오래 버틴다는 신조어 ‘존버’를 유행시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트통령’(트위터 대통령)으로 불렸다. 정치적 소신을 밝히는 데도 주저함이 없었다.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는 정치인의 말에 “요즘은 건전지 촛불을 쓴다”고 일갈했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는 전직 대통령에겐 “도둑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며 독설을 날렸다.

강원 화천의 이외수 문학관엔 ‘쓰는 자의 고통이 읽는 자의 행복으로 남을 때까지’라는 글귀가 있다. 작가로서 지녀 온 그의 좌우명이다. 그런 그가 3년간의 투병생활 끝에 향년 7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아들 한얼씨는 “존버의 창시자답게 재활을 하셨지만 하늘의 부름을 받아 안타깝다”고 했다. 고통스런 작가의 삶을 내려놓고 편안한 영면을 기원한다. - 김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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