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 폭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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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 폭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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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 중 더위가 가장 심하다는 대서(大暑)와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處暑) 사이에서 여름이 지나고 가을로 접어들었음을 알린다. 중국 진나라 정치가 여불위가 편찬한 ‘여씨춘추’에선 “천자는 마음을 가다듬고 심신을 깨끗이 해 입추 날이 되면 몸소 삼공(三公)·구경(九卿)·제후·대부들을 거느리고 서쪽 성 밖에 나가서 가을맞이 의식을 거행한다”고 했다.

입추는 곡식이 여무는 때다. 옛사람들은 이날 하늘이 청명하면 풍년이 온다고 믿었다. 조선 시대에는 입추가 지나고 닷새 계속 비가 내리면 비를 멎게 해달라는 기청제(祈晴祭)를 올렸다. 이 기간에는 성 안으로 통하는 물길을 막고 샘물을 덮어 물을 쓰지 못하게 했다.

지구온난화 탓인지 폭염이 좀체 그치지 않는다. 기상청은 어제 강원도 해안·산간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경보나 폭염주의보를 내렸다. 일본에 상륙한 태풍 ‘노루’가 한반도에 뜨겁고 습한 공기를 유입시키기 때문이라고 한다. 바다도 고수온 비상이 걸렸다. 유례없는 장기 폭염으로 일사량이 늘면서 연안 수온이 평년보다 섭씨 2∼7도 올랐다. 부산 기장군과 경남 통영시·고성군 앞바다는 29도를 넘었고, 수심이 얕은 서해안 일부 수역은 한때 30도를 넘기도 했다. 아열대 바다와 맞먹는다.

시인들은 입추가 되면 바람 소리에 가을을 느낀다고 한다. 일본 헤이안시대 가인(歌人) 후지와라노 도시유키는 입추에 “다가온 가을의 변화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바람 소리에 놀란다”고 노래했다. 가만히 귀기울이면 가을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시조시인 황다연은 ‘입추 감성’에서 “8월은 목신이 만든 열두 줄짜리 현악기/ 늦여름 오후의 파도/ 적멸의 집 한 채 짓더니/ 빈 가슴 은은히 흔드는/ 풀벌레 소리 실어낸다”고 읊었다. 시는 더위를 식혀준다. / 박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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