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 축구사랑 서울·울산, 프로스포츠 흥행 1번지 우뚝…훈풍 부는 K리그
‘포스트 코로나’ 시대, K리그는 인기 폭발이다. FC서울과 울산 현대가 단연 돋보인다. 10라운드까지 끝난 ‘하나원큐 K리그1 2023’에서 나란히 선두권을 형성했다. 홍명보 감독의 디펜딩 챔피언 울산이 8승1무1패, 승점 25로 1위, 안익수 감독의 서울이 6승1무3패, 승점 19로 2위를 마크했다.
좋은 성적은 흥행으로 이어졌다. 이 부문 선두는 전통의 마케팅 강자이자 최고 인기구단의 위상을 지켜온 서울이다. 시즌 개막 후 안방 4경기를 찾은 관중은 11만7946명으로, 경기당 평균 2만9487명을 찍었다. 특급 가수 임영웅을 시축자로 초대했던 대구FC와 6라운드 경기에 4만5007명, 이어진 수원 삼성과 통산 100번째 대결에 3만186명이 입장했다.
서울은 어린이날(5월 5일) 특수도 기대한다. ‘전설매치’로 명명된 전북 현대와 11라운드로, 원정 신청분만 6000장을 돌파하는 등 2일 기준 3만5000장 이상 예매됐다. 우천 변수가 없다면 4만 관중도 기대할 수 있다.
울산도 놀랍다. 한 때 가장 ‘인기 없는’ 구단 중 하나로 통했으나 지금은 다르다. 경기당 평균 1만7456명(5경기·총 8만7279명)을 자랑하는 전국구 클럽이 됐다. 울산의 ‘가문 라이벌’ 전북이 6경기, 5만9927명(평균 9988명)을 모은 것과 대조적이다.
김도훈 전 감독 시절부터 꾸준히 우승경쟁을 펼친데 이어 홍 감독 체제에서 성적 결실을 맺고, 구단 사무국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이어진 결과다. 요즘 울산 구단이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진행한 다양한 프로젝트는 타 구단이 벤치마킹에 나설 만큼 호평 받는다. 지역 구단의 한계를 넘어 어느덧 ‘마케팅 리더’ 서울의 위상에 도전하는 위치까지 올랐다.
이처럼 K리그 흥행몰이 속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객단가(무료·할인을 제외한 1인당 입장권 가치)다. 객단가 1만 원 이상이 찍히면 자생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데 서울은 현 시점 1만3000원 선이다. ‘코로나 시대’ 이전 마지막 2019시즌 유일하게 30만 관중을 돌파한 서울은 입장수익 1위(약 39억 원), 객단가 1위(1만1899원)를 기록한 바 있는데 지금의 분위기라면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울산은 1만1000원 선이다. 홈경기 평균만 유지해도 경기당 2억 원, 연간 입장수익을 약 40억 원까지 바라본다는 계산이 나온다. 만약 연간 100억 원의 예산을 사용한다고 하면 140억 원으로 운영비가 증가하는 셈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또 있다. 값싼 티켓이 아닌, 가벼운 식음료 및 소정의 기념품 등이 제공되는 비싼 좌석부터 우선 팔리는 현상이다. 제값을 주고 경기를 관전하면 바보 취급을 받던 시절을 벗어난 K리그가 이젠 어엿하게 돈을 쓸 만한 가치가 있고 즐길 만한 컨텐츠로 인정받는다는 의미다.
K리그 관계자는 “구단이 자생력을 갖출 마지막 기회가 열렸다. 돈이 아깝지 않은 상품이 돼야 한다. 축구의 경쟁자는 타 종목이 아니다. 연극, 뮤지컬, 콘서트, 영화 등 다른 문화를 따라잡아야 한다. 더 많은 사람을 끌어들이기 위한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