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현재 우크라이나라고 부르는 지역은 9세기에 동슬라브 민족의 최초 봉건국가 키예프 루스로 시작됐다. 키예프 루스의 맹주국이던 키예프공국이 13세기 몽골 침입으로 멸망한 뒤 폴란드, 리투아니아 등에 분할돼 지배를 받다가 러시아에 예속됐다. 소련이 해체된 1991년에야 국민투표로 독립국이 됐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유럽연합(EU)·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이에서 곤경에 처해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10만명의 병력과 무기를 배치하고, 내년 초 우크라이나 침공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2014년 우크라이나에서 친러시아 정권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민주혁명으로 친서방 정권이 수립됐을 때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합병한 데 비추어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014년부터 계속되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분쟁에서는 러시아가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 국제정치학자 존 미어샤이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처럼 허술한 국경선을 길게 맞대고 있는 강국들은 안보 불안이 긴장으로 치닫곤 한다”고 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등 소련 국가들의 추가 나토 가입 금지, 우크라이나 및 인접 지역에 대한 나토 무기 배치 금지 등을 규정한 안전보장 문서에 서명할 것을 미국과 나토에 요구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 “서방의 공격적인 노선이 지속될 경우 우리는 적합한 군사·기술적 조치를 취하고, 비우호적 행보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는 이날 러시아에서 벨라루스, 폴란드를 거쳐 독일로 연결되는 ‘야말∼유럽 가스관’의 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유럽국가에 대한 가스공급 차단 카드까지 빼 든 것이다. 이에 맞서 미국과 EU는 강력한 제재를 경고했다. 미국은 상황이 악화할 경우 러시아에 대해 스마트폰과 자동차 등 주요 품목의 강력한 수출 통제를 검토하고 있다.
지정학적 단층대에 위치한 우크라이나 사태의 추이에 대해 미국·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당하는 우리나라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러시아와 서방의 제재 움직임은 우리 경제에 악재가 될 수 있으니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
- 박완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