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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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폴라리스 0 422 0 0

얼마 전 5인조 걸그룹의 큰절 사진이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했다.
멤버들이 팬들에게 새해 인사를 한다며 무대에서 큰절을 올렸는데 그중 한 명은 홀로 서서 박수만 쳤다. 그는 중국인이라 그들 식으로 인사를 한 것이라는 설명이 덧붙여지면서 한중 네티즌 간에 설전이 있었다. '한국에 왔으면 한국식 인사를 배워야 한다'는 한국 네티즌들의 주장에 중국 네티즌들이 받아쳤다. '한국은 중국의 속국이었는데, 중국인이 한국인에게 무릎을 꿇을 수는 없지 않겠느냐'는 애국주의적 주장이었다.

요즘 중국에서는 이런 애국청년 댓글부대 '쯔깐우(自干五)'가 맹활약 중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중국 인터넷 댓글부대는 돈을 받고 썼다. 게시물 당 5마오(약 90원)를 받는다 해서 '우마오(五毛)'로 불렸다. 하지만 지금은 정부 지원 없이도 알아서 잘한다. 이렇게 스스로 나서서 활동하는 우마오(自帶干粮的五毛)를 줄여서 '쯔깐우'라 부른다. 과거 마오쩌둥의 대장정 시대에 빗댄 표현이다.

쯔깐우들은 동물 비유를 즐겨쓴다. 홍콩·싱가포르인들은 '바퀴벌레'로 불린다. 홍콩 민주화 시위가 한창일 때, 중국 본토에서 건너온 밑바닥 인생들이라는 의미로 바퀴벌레라고 불렀다. 대만은 '개구리'. 대만 관련 글엔 개구리 이모티콘이 붙는다. 중국 중심으로 세상이 바뀌었는데도 우물 안 개구리처럼 좁은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인은 '개'에 자주 비유된다. 중국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웨이보엔 "한국은 미국의 개"라는 댓글이 하루에도 수없이 올라온다.

중국 정부는 '조화로운 인터넷'을 지향한다며 이들을 사실상 방치한다. 그러는 새 중국에 대한 전 세계인의 혐오감은 점점 더 커져 갔다. 우리 외교가도 예외는 아니다. 외교부 내에서 중국 공관은 비선호지다. 중국에서 대학을 나오고도 중국 전문가라 불리기 꺼리는 외교관도 있다. 본부에 중국 담당 실무자가 몇 달간 충원이 안 되기도 했다. 인기 근무처였던 중국이 이젠 누구도 좋아하지 않는 나라가 됐다. - 한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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