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기능 저하 다발골수종 환자 新 치료법 나왔다.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골수종 환자 중 5개월이 지난 후 콩팥(신장)의 기능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만성신부전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다발골수종-아밀로이드증 다학제진료팀 신장내과 김예니(제1저자), 혈액내과 민창기(공동교신저자)·박성수(공동교신저자) 교수팀은 신부전을 동반한 다발골수종 환자에서 초기 면역항암 치료와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 치료 후 콩팥 기능(신기능)의 호전 양상을 살펴본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진단 초기 수액 치료를 받고 3일 이내 신기능의 대표적 지표인 사구체여과율이 분당 5ml만큼 상승하거나, 55세 이하이거나, 다발골수종의 아형(형태)이 경쇄형이 아닌 환자의 신기능이 특히 크게 향상됐다. 또 신기능은 다발골수종 치료 후 5개월째 최고 수준으로 향상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5개월이 경과한 후에도 신기능이 회복되지 않은 환자라면 만성신부전 관리 전략으로 관리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다발골수종은 골수 내 면역 세포 중 과증식한 형질세포가 골수에 축적돼 주로 뼈를 침범해 골절, 빈혈, 고칼슘혈증, 고칼슘혈증 등 심각한 증상을 동반하는 난치성 질환이다. 환자의 약 30~50%는 콩팥의 기능도 저하된다. M단백(이상혈청단백)이라 불리는 비정상적 면역 단백을 생성해 정상 면역체계를 파괴한다. M단백의 유형에 따라 경쇄형 등 여러 유형으로 나뉜다.
다발골수종의 발병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고령화와 독성물질 노출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중장년층 환자가 대다수로 평균 발병 연령이 65~70세이다. 초기 치료 후 대부분 호전되고, 많은 신약이 개발됨에 따라 생존율이 크게 향상됐다. 하지만 재발이 잦아 장기적인 건강관리가 중요하다.
신부전은 다발골수종의 가장 중요한 합병증의 하나다. M단백이 신장에 침착돼 신독성을 유발하면 신장 기능이 저하되고, 체내 노폐물을 원활하게 배설하지 못하게 된다. 다발골수종 환자에서 신부전이 동반될 경우 삶의 질 저하는 물론 사망률의 위험이 현저히 증가한다.
연구를 주도한 김 교수는 “일반적인 만성 신부전 환자와 달리 다발골수종 환자에서 동반된 신부전은 면역항암치료에 따라 호전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하지만 어떤 환자에서 신기능이 회복될 수 있는지, 언제까지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지 알려진 바가 없었는데, 이번 연구로 치료 시점에 따른 신부전 관리 전략을 세우는 근거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어려운 항암치료나 조혈모세포이식이 성공 하더라도, 콩팥 기능이 저하되면 환자가 사망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서울성모병원 다발골수종-아밀로이드증 다학제팀은 신기능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동안 적극적인 보조 요법을 시행하고, 만성신부전의 관리가 필요한 환자를 선별해 장기적으로 환자를 관리하는 최적의 여러과 간 협진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학제 진료팀을 이끌고 있는 민 교수는 “다발골수종에서 신기능의 저하는 충분한 면역항암치료를 할 수 없는 중요한 원인이자 치료 부작용의 발생을 증가시키는 요인이었다"며 "신부전 관리 방안의 초석을 마련한 것을 계기로 다발골수종에 동반되는 심장기능부전 및 아밀로이드증을 포함한 다른 장기 부전에도 기능을 개선하는 진료와 협력 연구를 다학제로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정식 게재에 앞서 지난달 미국 이식 및 세포치료 학회(ASTCT)에서 출간하는 국제학술지 '트랜스플랜테이션 앤 셀룰러 테라피(Transplantation and Cellular Therapy)' 온라인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