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불이익
국민연금 가입자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의무가입자의 월 보험료는 소득에 따라 정해진다. 소득월액의 9%를 보험료로 내야한다. 직장가입자는 회사와 절반씩 부담하며, 지역가입자는 전체를 본인이 부담한다. 이 경우 보험료를 얼마 내야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소득에 따라 자동으로 부과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정주부와 학생 등 임의가입으로 국민연금에 가입한 경우에는 본인이 내고자하는 보험료 수준을 정할 수 있다. 적게는 9만원부터, 많게는 약 45만원까지 매달 납입할 수 있다. 여유가 있는 경우 보험료를 많이 내서 나중에 받는 연금액을 높이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효용성을 잘 따져봐야한다.
1000만원 더 내도 연금은 5만원 증가
임의가입자는 월 보험료 9만원부터 가입이 가능하다. 이는 월 소득 100만원에 보험료율 9%를 적용해 나온 수치다. 월급 100만원을 받는 근로소득자는 회사가 절반을 부담하기 때문에 매달 4만5000원의 보험료만 내면 되지만 임의가입자나 지역가입자는 9%를 모두 본인이 부담한다.
월 9만원의 보험료를 10년간 납입한 경우 예상 국민연금 수령액은 월 18만3180원이다. 10년간 1080만원을 내고, 1년에 219만8160원을 받게된다. 5년만 지나도 총 수령액이 1099만800원으로 납입액 수준을 초과한다. 물론 여기에는 납입 당시의 화폐가치나 이자율 및 할인율은 고려되지 않은 단순 비교다.
그렇다면 매달 18만원씩 두배의 보험료를 내면 국민연금을 두배로 받을 수 있을까. 아쉽지만 불가능하다. 월 18만원을 10년간 내는 경우 예상 국민연금 수령액은 월 24만4930원이다. 9만원씩 냈을 때에 비해 5만1750원만 늘어난다. 18만원에 비하면 증가율이 3분의 1 밑으로 하락하는 셈이다. 이 경우 낸 보험료 2160만원을 국민연금 수령액으로 회수하기 위해선 7년이 넘게 걸린다.
월소득 400만원에 해당하는 보험료인 36만원을 매달 낼 경우엔 월 33만8430원을 받는다. 내는 보험료보다 매달 받는 연금이 적다. 낸 기간보다 더 오랜 기간 받아야 원금이 회수되는 구조다.
이는 소득이 늘어날수록 소득대체율이 체감하는 국민연금의 산식 때문이다. 정부와 국민연금공단은 국민연금은 소득 재분배 기능도 있기 때문에 이같은 방식으로 연금액을 산정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같은 돈 낼거면 오래 내는 게 유리
같은 총액을 낼 것으로 생각한다면 짧게 많이 내는 것보다 오래 적게 내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매달 9만원씩 20년간 보험료를 납입한다고 하면 만 65세 이후 월 36만160원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 10년간 내고 18만원 가량을 받는 것을 고려하면 두배 가까이 연금액이 증가한다. 이 경우 납입 총액은 2160만원, 20년간 수령액은 8643만원으로 계산된다.
같은 납입금액인 2160만원을 10년에 나누어내는 경우와 비교하면 가입기간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앞서 살펴본 매달 18만원씩 10년간 보험료를 내는 경우의 연금 수령액은 23만4930원이다. 20년간 가입한 경우에 비해 12만5230원이나 수령액이 적다.
가입기간이 더 늘어나면 수령액 차이는 더욱 커진다. 9만원 씩 30년간 가입한다면, 월 53만7150원을 받게 된다. 같은 3240만원을 내는 27만원씩 10년간 가입시 수령액 28만6680원에 비해 두배 가까이 많은 금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