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등한 인천도 주택 '팔자>사자
서울·경기에 이어 올해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올랐던 인천도 매수자 우위 시장으로 돌아섰다. 전국 아파트값 바로미터인 수도권 전역에서 매도세가 짙어지고 매수 심리는 얼어붙고 있다.
서울·경기에 이어 올해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올랐던 인천도 매수자 우위 시장으로 돌아섰다. 전국 아파트값 바로미터인 수도권 전역에서 매도세가 짙어지고 매수 심리는 얼어붙고 있다.
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인천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9.8로 100 밑으로 내려왔다. 인천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100을 밑돈 건 지난해 10월 첫째 주(98.7) 이후 약 1년 2개월 만이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 밑으로 떨어지면 공급이 수요보다 많다는 의미다.
인천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아파트값이 28.8% 오르며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곳이다. 경기(22.1%)와 서울(7.8%) 상승률을 웃돌면서 전용면적 84㎡의 아파트값도 대출 금지선인 15억 원에 바짝 다가서기도 했다. 다만 급격한 상승에 최근 들어 집값이 고점에 달했다는 인식과 함께 대출 규제, 금리 인상이 겹치면서 인천 지역의 매매수급지수가 100 아래로 떨어지게 됐다.
실제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더샵퍼스트파크15블록의 전용면적 85㎡ 실거래가는 지난해 말 10억 7,000만 원에서 올 9월 14억 7,000만 원으로 37% 이상 올랐지만 10월 이후 15억 원을 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호가는 14억 원 초중반대다.
외지인 거래도 급감했다. 아파트실거래가앱에 따르면 올 10월 기준 인천 연수구의 이달 외지인 거래 건수는 199건으로 지난해 12월(415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연수구의 경우 올해 37% 오르는 등 인천 집값은 1년 만에 단기 급등했다”며 “시장 참여자 입장에서는 내가 지금 아파트를 매수할 경우 앞으로 내 물건을 받아줄 후속 매수자가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번 주 들어 인천까지 매매수급지수가 100 아래로 떨어지면서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전체 지역이 모두 매수자 우위 국면에 들어서게 됐다. 매수 심리 위축이 서울에서 시작해 수도권 전역으로 퍼지는 모양세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1월 셋째 주 99.6을 기록하며 기준선인 100 밑으로 내려온 뒤 6주째 하락하고 있다. 이번 주는 지난주(95.2)보다 1.3포인트 떨어진 93.9다. 2019년 9월 셋째 주(93.0) 이후 약 2년 3개월 만에 가장 낮다.
경기도 매매수급지수도 95.1로 4주 연속 기준선인 100 밑을 맴돌고 있다. 매수 심리가 꺾이면서 수원 영통구(-0.03%)가 하락 전환했고 지난주 하락 전환한 화성시(-0.02%)와 동두천시(-0.03%)는 2주 연속 같은 폭으로 하락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현재 수도권의 매수 심리 위축의 직접적인 원인은 대출 규제”라며 “이에 집값이 비싸 대출을 끼지 않고서는 구매가 어려운 곳부터 매수 심리 위축이 나타나고 주변으로 확산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매 시장뿐 아니라 전세 시장도 1년 반 만에 아파트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졌다. 이달 셋째 주 전국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9.4로 지난해 6월 넷째 주(99.9) 이후 약 1년 반 만에 기준선인 100 아래로 떨어졌다. 계절적 비수기에 높은 전셋값으로 신규 전세 계약은 줄어들고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연장 계약만 이뤄지면서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6.9로 3주 연속 기준선을 밑돌았다. 경기는 지난주 98.1보다 하락한 97.0을 기록했고 인천은 100.5로 기준선에 가까워졌다.
전문가들은 다만 수도권 매매·전세 수급 동향이 꺾이고 있지만 조정을 넘어 그동안의 상승분을 반납할 정도의 하락장이 시작됐다고 보기에는 무리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추격 매수가 잠잠해진 데 따른 눌림목 구간이지 하락의 징조는 아니라고 본다”며 “대출 규제, 금리 인상의 제약의 영향을 덜 받는 강남부터 순환매가 이어지다 내년부터는 재건축과 재개발을 위주로 집값 상승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