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표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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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표’란 여론조사에서 지지 대상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는 유권자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숨은 표’가 위력을 발휘한 대표적인 선거로는 2004년 17대 총선이 꼽힌다. 당시 전문가들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로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압승을 예상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과반을 가까스로 이룬 152석, 한나라당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121석을 차지했다. 탄핵 소추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비등했던 상황에서 보수층이 끝까지 본심을 드러내지 않았거나 침묵한 결과로 해석됐다.

반대로 ‘숨은 표’가 존재한다는 주장이 근거 없다는 게 드러난 선거도 있었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황교안 대표는 “숨어 있는 보수 표가 많다”고 주장했으나, 결과는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이었다. 2018년 6·13 지방선거 때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홍준표 대표도 민주당 우세인 여론조사가 조작된 것이라며 ‘샤이 표심’ 결집을 강조했으나 결국 참패했다. 지난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샤이 진보’를 주장했지만, 국민의힘이 대승을 거뒀다.

20대 대선에서 그제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며 굵직굵직한 변수들은 대부분 정리가 됐다. 이제는 ‘숨은 표’ 정도가 막판 변수로 거론된다. 이른바 ‘샤이 이재명’과 ‘샤이 윤석열’의 규모가 상당할 것이라는 견해다. 이 후보 지지율이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보다 낮고, 윤 후보 지지율 역시 정권 교체 여론에 못 미치는 점이 이런 관측에 힘을 실어 준다. 같은 기관이 같은 기간에 실시한 여론조사인데도 조사 방식에 따라 그 결과가 널뛰기하는 것도 ‘숨은 표’ 주장의 근거로 거론된다.

‘숨은 표’의 존재 유무를 놓고 여론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지만, 두 가지 사실은 분명하다. 이번 대선에서 자신의 선택을 부끄러워하는 ‘샤이 표심’의 존재가 두드러진다면 그건 거대 양당의 후보들이 그만큼 역대 최고로 비호감이라는 방증이 된다. 또 ‘샤이 표심’에 기대를 건다고 말하는 것은 그만큼 승리를 자신하지 못한다고 실토하는 것이다. ‘샤이 유권자’가 많다는 주장을 강하게 펴는 쪽은 대부분 선거에서 패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 박창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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