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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한 우크라이나 여성이 17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부서진 아파트 앞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마리우폴/로이터·연합뉴스‘죽음의 장사꾼(상인)’이라 불리는 기업, 사람들이 있다. 수많은 이들이 죽는 전쟁으로 이익을 얻는 군수(방산)업체, 무기거래상이다. 전장의 피를 먹고사는 ‘죽음의 상인’은 전쟁의 최대 수혜자다. 세계대전과 아프가니스탄·이라크·한국 전쟁 등 역대 모든 전쟁에서 ‘최후 승리자’는 이들이었다.

군수산업에서 세계 최고 경쟁력을 지닌 나라는 미국이다. 군산복합체라 할 만큼 무기 수출 1위국이다. 미 대통령은 국제 평화활동가들에게 ‘방산업체 영업맨’으로 불릴 정도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리 군사장비를 구매하는 대형 고객’이란 말을 서슴없이 하며 무기 구매를 압박한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최근 5년간 세계적으로 무기 거래량은 줄었지만 미국의 무기 수출액은 14%나 증가하며 세계 시장점유율을 39%로 높였다(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한국도 각각 세계 7·8위의 무기 수입국·수출국으로 평화활동가들에게 ‘요주의 국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 국가들이 미국산 무기 구매에 경쟁적으로 나섰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전쟁 공포에 따른 사재기인 ‘패닉 바잉(panic buying)’이다.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 대공 미사일 ‘스팅어’, 첨단 드론 등이 인기라고 한다. 국방비 증액도 잇따르고 있다. 수요가 급증하자 미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은 전담팀까지 운용 중이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동맹국·협력국의 줄어든 재고를 채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방산업체와 생산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주요 방산업체 주가는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됐을 때부터 상승세다.

전쟁에선 모두가 패자일 뿐 승자가 없다고 한다. 적군이든 아군이든 사람이 죽을 수밖에 없어서다. 그래서 <손자병법>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고의 병법’이라고 한다. <도덕경>에서 노자는 ‘전쟁 승리를 미화하는 것은 살인을 미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크라이나에서는 사람들이 죽고 있다. 그런데 한쪽에선 “무기 재고가 떨어져 생산량 증대가 시급한 현안”이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우리는 이런 야만적 세상을 살고 있다. 입이 쓰다.
- 도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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