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보여준 한국의 밑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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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보여준 한국의 밑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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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500. 이 숫자가 요즘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화상 연설 자리에 모인 한국과 일본 국회의원 수를 비교한 것이다. 졸고 딴짓하는 의원이 속출한 한국과 달리 일본에선 국회의장은 물론 총리, 장관들까지 참석해 경청했고 자리가 모자라 서서 듣는 사람들도 많았다. 기립 박수도 나왔다. 사실 일본과 비교할 필요도 없다. 한국 이전에 연설이 이뤄진 23국 국회 장면을 둘러보니 경제 규모 104위, 인구 120만명의 키프로스조차 한국만큼 썰렁하지 않았다.

▶이승만 대통령이 1954년 미국 의회에서 첫 연설을 했을 때 한국은 전쟁을 갓 끝낸 초라한 나라였다. 이런 나라 대통령 연설에 양원 의원, 장관, 대법관이 의사당을 가득 채우고 기립 박수를 포함해 33번 박수를 보냈다. 자국 청년들이 피를 흘려 지킨 나라인 데다 이 대통령 개인의 외교 역량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본질은 미국 정치인들의 자유에 대한 신념과 의지, 열정을 증명하는 장면이었다. 그들의 그런 품격이 70여 년 전 한국을 살렸다.

▶며칠 전 한 외교관에게 젤렌스키의 한국 연설 장면이 서울 외교가에서 화제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클 만큼 커진 나라가 손실이 두려워 러시아 눈치를 살피는 모습, 자유 세계의 연대와 희생으로 기사회생한 나라가 막상 도울 때가 닥치자 몸을 사리는 모습에 혀를 찬다는 얘기일 것이다.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6·25 참전국 외교관 눈에 한국 국회의 저런 모습이 얼마나 저열하게 보일까 싶었다. 부끄러웠고 할 말이 없었다.

▶한국 정치인들이 요즘 자주 입에 올리는 단어가 ‘선진국’이다. 외형만 보면 틀리는 말이 아니다. 경제 규모 세계 10위, 수출 규모 7위, 군사력 6위, 세계적인 한류 문화 등 어디로 보나 빠지지 않는다. G20 구성원이고 G7에 초청받는다. 글로벌 초일류 기업들도 많다. 그러나 ‘선진국’은 이런 외형만으로 되지 않는다.

▶삼성 반도체가 세계 최고라고, 현대차가 혼다에 앞섰다고, 한국 영화가 아카데미상을 탔다고, 한국 음악이 빌보드 차트를 휩쓸었다고, 세계인이 한류 스타에게 열광한다고 선진국 대접을 받는 게 아니다. 나흘 전 한국 국회의원들이 훤히 드러낸 수준은 ‘아직 멀었다’고 말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은 21세기의 대사건이다. 이 사건의 의미도 모르고 관심도 없는 ‘변방 의식’을 가진 나라가 선진국일 수는 없다. 국회가 이대로면 세계 무대에서 한국은 깊이 없고 품위 없는 ‘졸부’일 뿐이다. - 선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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