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도 이혼도 안하는 젊은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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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도 이혼도 안하는 젊은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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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사랑을 무화(無化)시키는 긴 과정이지만/(...)/ 부부란 서로 묶여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느끼며(...)’라고 했다. 반면 한 세대 아래 진은영은 시 ‘가족’에서 애정이 말라버린 부부가 사는 가정의 살풍경을 가차없이 고발한다. ‘밖에선 그토록 빛나고 아름다운 것/ 집에만 가져오면/ 꽃들이/ 화분이// 다 죽었다.’ 오랜만에 만난 동창이 들려준 노부모의 불화 사연은 진은영 시에 가까웠다. 50년 으르렁거린 사이가 최근 더 틀어져 이혼 얘기까지 오간다고 했다. 아버지는 “중매로 만나 네 어미가 이런 사람인 줄 몰랐다”고 했고, 어머니는 “아직 살 날이 남았으니 지금이라도 바로잡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반백 년 살고도 끝내 갈라서는 황혼의 갈등은 통계로도 나타난다. 지난해 서울에서 30년 넘게 살다가 헤어진 황혼 이혼이 3360쌍으로, 결혼 4년 내에 갈라서는 신혼 이혼 수(2858쌍)를 앞질렀다. 2000년엔 2.8%에 불과했던 황혼 이혼 비율도 큰 폭으로 늘어 지난해 처음으로 20%를 돌파했다.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 같다.

▶황혼 이혼이 어제오늘 현상은 아니다. 장수의 결과이기도 하고, 높아진 개인의 행복 추구 경향에 따른 변화이기도 하다. 30~40년 살고 사별로 끝나던 결혼이 이제는 50년 이상 이어지니 틀린 말이 아니다. 일부는 졸혼(卒婚)·해혼(解婚)·휴혼(休婚) 등으로 이혼하지 않고 헤어져 각자 행복을 추구하기도 한다.

▶그런데 젊은 층의 결혼과 이혼은 앞선 세대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결혼 지속 기간별 이혼 실태를 봤더니 지난 7~9월 신혼 이혼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2%나 줄었다. 이 추세는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20년 넘게 함께 산 부부의 이혼도 줄었지만 감소 폭은 4.7% 정도였다. 20년 전에는 이혼 부부가 평균 11년 만에 갈라섰지만, 최근엔 이 기간이 7년 더 긴 18.5년을 함께 살았다는 조사도 있다.

▶이런 통계는 ‘젊을수록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진다’는 통념을 깬다. 요즘 젊은이들은 결혼을 망설인다. 좁은 취업문과 천정부지 집값의 영향이 크다. 그러니 결혼에 앞서 이성과 함께 살며 짝을 고르는 세태가 우리 사회에서도 퍼지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자연히 젊은 층 이혼도 줄 것이다. 세태가 어떻게 변하든 젊은이가 짝 찾기를 주저하는 세상이 정상일 수 없다. - 김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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