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맛좋아하면 성격도 까칠
쓴맛 나는 음식을 좋아하면 성격도 까칠해진다?’
즐겨 먹는 음식의 맛과 성격이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잇따라 나오고 있다. 쓴맛을 즐기면 외부 자극에 더욱 민감해지고, 단맛을 선호하면 주변 상황이 모두 낭만적으로 비친다는 것.
미국 옥시덴털대의 낸시 데스 심리학과 교수는 “혀는 개인의 심리 상태를 들여다보는 창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데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쥐를 상대로 실험한 결과 인공감미료를 싫어하는 쥐들은 외부의 자극에 깜짝 놀라서 뛰어오르는 강도가 다른 쥐들보다 높았다. 쓴맛을 즐기는 쥐들이 훨씬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
2012년 과학저널인 ‘플로스원(PLOS ONE)’에도 “쓴맛을 즐기는 쥐들은 다른 쥐들과의 먹이 경쟁에서도 쉽게 뒤처지는 등 다소 종속적인 성격을 보였다”는 내용의 논문이 실린 바 있다.
이는 인간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데스 교수가 피실험자에게 폭력을 유발하는 비디오를 시청하게 한 뒤 반응을 조사한 결과, 쓴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피실험자들은 화를 내거나 슬퍼하거나, 또는 두려워하는 등 다른 그룹보다 훨씬 감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지난 1월 ‘식욕’이라는 저널에도 쓴맛을 즐기는 입맛과 반사회적 성향에는 분명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논문이 실렸다. 미국인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자몽·커피·무 등 쓰고 신 맛을 즐기는 경우에는 타인을 조종하려는 것을 즐겼다는 것.
논문의 저자인 오스트리아 심리학자 크리스티나 사기오글루 박사는 “상관관계가 의미가 있을 정도로 상당히 컸다”면서 “사회적 가치에 대한 판단도 뭘 먹고 마시는지와 연관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단 음식을 선호하면 성격이 더 로맨틱해진다. 지난해 한 연구는 각각 다른 팀을 응원하는 2개의 집단에 하키 경기를 지켜보게 한 뒤 똑같은 레몬·라임 셔벗을 먹게 했는데, 경기에 이긴 팀을 응원한 그룹은 셔벗이 달콤하다고 느꼈다.
2013년에는 사랑을 생각하고 마시면 물마저도 달게 느껴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WP는 “과학적으로는 혀에 돌기가 많을수록 쓴맛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면서 “어떻든 이런 연구 결과는 우리가 늘 그랬듯이 밸런타인데이에는 초콜릿을 꼭 사서 먹고, 너무 까다롭다는 평가를 받기 싫은 날에는 커피 한 잔 정도는 건너뛰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