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린 24.
허름한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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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01 16:32
(2022년 2월 1일)
아린 24.
- 제망부가(祭亡父歌)
당신, 떠나신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럭저럭 견딜만합니다 살아집니다 살아갑니다 점점 잊히다 간간이 생각나겠지요 스무 살 서울 유학 4년 정도 떠나 있었을 뿐 늘 함께이던 시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습니다 그런 당신의 첫 차례상이 곧 마련됩니다 쉬 잠들 수 없는 새벽입니다
어제는 에미랑 같이 콩나물을 다듬다 흠칫 놀랐습니다 결혼 후 처음이더군요 설 전야前夜는 무조건 부산으로 달려가 벗들을 만나 부어라 마시다 돌아오던, 그 밤길 당신 있어 넉넉한 마음으로 다녀왔을 것입니다 저도 에미도 막내도 처음이라 놀라워하다 문득 당신 생각에 목이 멥니다
:
스스로도 놀란 순간이었습니다. 부산까지 내려갔다오너라 ( 준비는 당연히 도왔지만~ ^^;; ) "함께" 명절 차례음식을 준비한 기억이 없더군요.
랑딸의 지적대로 전 여전히 '가부장적'인 아빠였습니다. 물론 명절 앞 나들이는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만 조금 더 돌아보고 돌이켜보고 수그리고 살아가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이웃에 나눠 주입시다. 꾸벅.
( 170128 들풀처럼 )
어느 새
다섯 해,
나는 과연 얼마나
철들어 가고 있을까?
오롯이
아무 것도 하지 않으려 발버둥치며,
( 220201 들풀처럼 )
#아린
#오늘의_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