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원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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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원피스

21 허름한허세 0 464 0 0

(2022년 3월 7일)


꽃피는 원피스


비좁은 옷장 안에서 시들어 가요
들뜬 거리를 끌고 들어온 바람의
볼륨이 꺼져 납작해진 심장
무호흡에 잠긴 벽지의 꽃처럼
모호한 체취가 밀착해 와요
향기가 라일락인지 넝쿨장미인지
앞뒤로 빽빽하게 숨을 조여요
서로의 윤곽이 지워지며
일회용 옷걸이에 목덜미를 내맡겼어요
솔기마다 실밥이 풀려 흘러내리듯
나프탈렌 냄새에 취하면 눕고 싶어요
꽃피지 않으면 기다릴 수 있을까요
갇힌 방은 예외적이어서
꽃의 정체성에 대해 중얼대는 밤
내일은 문이 열릴 거예요
햇살에 부딪히며 달려 나가면
온몸에서 꽃이 피어날 테죠
들썩이는 치맛단을 눌러 봐요

* 홍미자, [혼잣말이 저 혼자]에서
- 파란시선 86, 2021. 9.10

- [계간 파란 23, 2021 겨울]에서 다시 옮김 (232)
- 함께하는출판그룹파란, 2021.12. 1



:
꽃 피어날 희망이
저 멀리 보일지라도,

중얼대며,
들썩이며,

갇힌 방에서도
꿈틀거려요.

오늘을
버팅기며 살아,

( 220307 들풀처럼 )


#오늘의_시

- 사진 : 파기름에 두른 떡볶이 떡이 더해져, 아주 맛났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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