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허름한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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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10 10:40
(2022년 3월 10일)
풀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르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 김수영, [감수영 전집 1 시]에서 (388)
- 민음사, 3판 3쇄, 2018. 8.10
:
새벽녘, 밥벌이 핑계로
억지로 누웠는데
등 뒤로
TV앞에 앉아
새도록
이럴수가,
아빠,
우째 이럴수가......
탄식하는
랑딸의 안타까움이
흐느낌으로
흐르던 아침,
나는
다시 일어나서,
( 220310 들풀처럼 )
#오늘의_시
- 김선두 「이 한국 문학사」 72×37cm 장지에 먹, 분채 2021
풀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르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 김수영, [감수영 전집 1 시]에서 (388)
- 민음사, 3판 3쇄, 2018. 8.10
:
새벽녘, 밥벌이 핑계로
억지로 누웠는데
등 뒤로
TV앞에 앉아
새도록
이럴수가,
아빠,
우째 이럴수가......
탄식하는
랑딸의 안타까움이
흐느낌으로
흐르던 아침,
나는
다시 일어나서,
( 220310 들풀처럼 )
#오늘의_시
- 김선두 「이 한국 문학사」 72×37cm 장지에 먹, 분채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