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 무렵
허름한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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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2 16:25
(2022년 3월 22일)
춘분 무렵
부서진 고리짝 하나 댕그랗게 놓여 있는 양지바른 툇마루에 쪼그리고 앉아 늙은 안주인은 새까만 통메주에 켜켜이 앉은 솜털 같은 곰팡이를 빗자루로 털었다
썩은 구멍이 뻥 뚫린 무우들이 담 밑에 굴러다니는 다 파먹은 무우꽝 언저리에서 어지럼증 같은 아지랑이가 어질어질 피어오르는 허기진 춘분 무렵
지난 가을 도토리 줍기에 갑갑증 난 장정들이 마구 내려친 돌에 찢긴 상처가 채 아물지 않았는데 마을 뒷산 도토리나무는 올해도 파릇파릇 새움을 틔웠다
* 이동순, [철조망 조국]에서
- 창비시선 97, 1991. 9. 1
:
조금 살살한 날이었어도
어제는 춘분.
주말 오간 봄비에
텃밭의 아해들은 쑥쑥 자라고
이제
노란 꽃들의 축제가 시작되었다.
( 220322 들풀처럼 )
#오늘의_시
- 사진 : 0321 텃밭에서, 배추/봄동꽃
춘분 무렵
부서진 고리짝 하나 댕그랗게 놓여 있는 양지바른 툇마루에 쪼그리고 앉아 늙은 안주인은 새까만 통메주에 켜켜이 앉은 솜털 같은 곰팡이를 빗자루로 털었다
썩은 구멍이 뻥 뚫린 무우들이 담 밑에 굴러다니는 다 파먹은 무우꽝 언저리에서 어지럼증 같은 아지랑이가 어질어질 피어오르는 허기진 춘분 무렵
지난 가을 도토리 줍기에 갑갑증 난 장정들이 마구 내려친 돌에 찢긴 상처가 채 아물지 않았는데 마을 뒷산 도토리나무는 올해도 파릇파릇 새움을 틔웠다
* 이동순, [철조망 조국]에서
- 창비시선 97, 1991. 9. 1
:
조금 살살한 날이었어도
어제는 춘분.
주말 오간 봄비에
텃밭의 아해들은 쑥쑥 자라고
이제
노란 꽃들의 축제가 시작되었다.
( 220322 들풀처럼 )
#오늘의_시
- 사진 : 0321 텃밭에서, 배추/봄동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