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쓴다는 것

홈 > 소통 게시판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시를 쓴다는 것

21 허름한허세 0 421 0 0
(2023년 1월 20일)


시를 쓴다는 것


시를 쓴다는 것은
동지섣달 이른 새벽
관절이 부어 오른 손으로
하얀 쌀 씻어 내리시던
엄마 기억하는 일이다
소한의 얼음 두께 녹이며
군불 지피시던
아버지 손등의 굵은 힘줄 기억해내는 일이다

시를 쓴다는 것은
깊은 밤 잠 깨어 홀로임에 울어보는
무너져 가는 마음의 기둥
꼿꼿이 세우려
참하고 단단한 주춧돌 하나 만드는 일이다
허허한 창 모서리
혼신의 힘으로 버틴
밤새워 흔들리는 그 것, 잠재우는 일이다

시를 쓴다는 것은
퍼내고 퍼내어도
자꾸만 차 오르는 이끼 낀 물
아낌없이 비워내는 일이다
무성한 나뭇가지를 지나
그 것, 그 쬐끄만한
물푸레 나뭇잎 만지는
여백의 숲 하나 만드는 일이다

* 조영혜, 영화 [시] (2010)에서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230120 들풀처럼 )


#오늘의_시







백건우│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 (L.v.Beethoven, Piano Sonata No. 8 Op.13 Pathétique) Pf.GunWoo Paik#클래식은티예무 #TV예술무대 #백건우 #MBCtvartshow피아노- 백건우 (KunWoo Paik, Piano)♪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 c단조 Op.13 '비창' (L.v.Beethoven, Piano Sonata No. 8 in c minor Op.13 'Pathéti...www.youtube.com

0 Comments
카테고리
통계
  • 현재 접속자 407 명
  • 오늘 방문자 662 명
  • 어제 방문자 4,190 명
  • 최대 방문자 14,757 명
  • 전체 방문자 3,389,355 명
  • 전체 게시물 46,660 개
  • 전체 댓글수 5,249 개
  • 전체 회원수 1,246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