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한낮이 연못이라면
허름한허세
0
604
0
0
2023.03.06 16:16
(2023년 3월 6일)
그 한낮이 연못이라면
왔던 길을 찾지 못해 되돌아올 때
연못이 있었다 한 바퀴만 돌고 가자고 네가 말해서
그러자고 내가 대답했다 물을 가로지르는 것만 아니면
왼쪽으로든 오른쪽으로든 갈 수 있었다 물을 가로질러
반대쪽으로 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둘 중 한 사람이
걸어 들어가 연못의 깊이를 재 볼 수는 없었다
깊이는 없고 둘레만 있는 연못이었다
* 이은기, [하나가 빠졌습니다]에서
- 파란시선 108, 2022. 9.30
- [계간 파란 27, 2022 겨울]에서 다시 옮김 (276)
- 함께하는출판그룹파란, 2022.12. 1
:
물을 가로지르지 않고
깊이는 알 수 없는 법,
겨울 지나 봄이 되도록
우리가 둘레만 돌고 있는 까닭.
개구리도 사람도
이제는 뛰어야 할, 경칩
( 230306 들풀처럼 )
#오늘의_시
- 그림 : 이나래 作
그 한낮이 연못이라면
왔던 길을 찾지 못해 되돌아올 때
연못이 있었다 한 바퀴만 돌고 가자고 네가 말해서
그러자고 내가 대답했다 물을 가로지르는 것만 아니면
왼쪽으로든 오른쪽으로든 갈 수 있었다 물을 가로질러
반대쪽으로 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둘 중 한 사람이
걸어 들어가 연못의 깊이를 재 볼 수는 없었다
깊이는 없고 둘레만 있는 연못이었다
* 이은기, [하나가 빠졌습니다]에서
- 파란시선 108, 2022. 9.30
- [계간 파란 27, 2022 겨울]에서 다시 옮김 (276)
- 함께하는출판그룹파란, 2022.12. 1
:
물을 가로지르지 않고
깊이는 알 수 없는 법,
겨울 지나 봄이 되도록
우리가 둘레만 돌고 있는 까닭.
개구리도 사람도
이제는 뛰어야 할, 경칩
( 230306 들풀처럼 )
#오늘의_시
- 그림 : 이나래 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