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허름한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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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8 17:17
(2021년 10월 28일)
단풍
맑은 계곡으로 단풍이 진다
온 몸에 수천 개의 입술을 숨기고도
사내 하나 유혹하지 못했을까
하루 종일 거울 앞에 앉아
빨간 립스틱을 지우는 길손다방 늙은 여자
볼 밑으로 투명한 물이 흐른다
부르다 만 슬픈 노래를 마저 부르려는 듯 그 여자
반쯤 지워진 입술을 부르르 비튼다
세상이 서둘러 단풍들게 한 그 여자
지우다 만 입술을 깊은 계곡으로 떨군다
* 박성우, [거미]에서
- 창비시선 219, 2002. 9.20
:
가을이다
단풍이다
피아골이다
부르다 만 슬픈 노래 마저 부르려
그 곳에 가고 싶다
나도
( 211028 들풀처럼 )
#오늘의_시
* 사진 : 1028 오늘, 피아골 단풍, 아는 형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