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소통 게시판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21 허름한허세 0 552 0 0
(2022년 3월 10일)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르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 김수영, [감수영 전집 1 시]에서 (388)
- 민음사, 3판 3쇄, 2018. 8.10


:
새벽녘, 밥벌이 핑계로
억지로 누웠는데

등 뒤로
TV앞에 앉아

새도록
이럴수가,

아빠,
우째 이럴수가......

탄식하는
랑딸의 안타까움이

흐느낌으로
흐르던 아침,

나는
다시 일어나서,

( 220310 들풀처럼 )


#오늘의_시


- 김선두 「이 한국 문학사」 72×37cm 장지에 먹, 분채 2021



0 Comments
카테고리
통계
  • 현재 접속자 629 명
  • 오늘 방문자 144 명
  • 어제 방문자 3,150 명
  • 최대 방문자 14,757 명
  • 전체 방문자 3,857,896 명
  • 전체 게시물 46,702 개
  • 전체 댓글수 5,249 개
  • 전체 회원수 1,249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