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2등' 아들 군 휴가 중 죽음 '악성 민원인' 된 엄마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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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2등' 아들 군 휴가 중 죽음 '악성 민원인' 된 엄마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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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는 군대에서 못 버틴다잖아요. 난 우리 아들이 천재는 아닌 줄 알았는데…천재였나 봐요.”

엄마는 아직도 이유를 찾고 있었다. 아들이 세상을 떠난 지 3년이 돼 가지만, 엄마 강경화(56)씨는 눈물을 흘리며 혼잣말처럼 읊조렸다. 첫째를 낳고 7년 만에 품에 안았던 늦둥이 둘째는 뭐든지 알아서 하는 성격이었다. “공부하라는 소리를 해본 적이 없다”고 강씨는 회상했다.

그런 아들은 2017학년도 수능 시험에서 한 문제밖에 안 틀려 전국 2등의 성적을 냈다. 아들이 수학을 공부하고 싶다고 했을 때, 엄마는 ‘의대가 낫지 않냐’며 반대했다. 그러나, 아들은 완강했고 서울대 수리과학부에 입학했다. 아들에게 육군 입대를 권한 건 아버지였다. 가족은 향후 유학을 가려면 군 복무를 빨리 마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조 일병의 죽음은 관할 부대인 수도방위사령부 헌병단(현 군사경찰단)과 보통검찰부가 조사했다. 군 복무 중 불면과 우울을 앓고 있었다는 판단이 나왔고, 군 사망자의 순직 여부를 결정하는 육군 보통전공사상심사위원회는 2019년 12월 조 일병의 죽음을 ‘일반사망’으로 판정했다. 직무 수행과 무관한 개인적 이유를 사망 원인으로 본 거였다. 결정서에는 ‘자유롭지 못한 군 환경’, ‘생활의 단조로움’, ‘연등(취침 시간 이후에도 불을 켜고 공부 등을 하는 것)’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사망 이유로 명시했다.

유족은 재수사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직접 조사에 나섰다. 강씨는 2020년 7월부터 조씨와 같은 부대에서 근무한 선후임 병사들 5명을 찾아다니며 이야기를 듣고, 아들이 2018년부터 쓴 일기장 네 권을 전부 읽으며 아들의 군 생활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민원과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아들이 복무할 당시의 부대 운영 상황도 살폈다.

초등학교에서 23년간 교편을 잡았던 엄마는 이젠 국방부의 ‘악성 민원인’이 됐다. 서울 남현동 수방사 정문 앞에서 매일 1인 시위를 하고 있어서다. 아들의 죽음 후 머리가 하얗게 세고 눈에 띄게 마른 모습으로 변했다. 현재 우울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시장에서 장을 보다가도 아들이 좋아하던 미나리를 보면 눈물이 차오른다는 그는 “제게는 딸 같은 아들이었어요. 유일하게 내 마음을 알아주는...”이라고 다시 울먹였다.

강씨는 아직도 아들과 나눈 문자 대화를 가끔 들여다본다. 마지막 문자는 강씨가 아들에게 보낸 것이었다. “미안해. 네가 그렇게 힘든 줄 몰랐어. 내 욕심이 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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