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손준호 형사구류 확인…선수 측, “순탄한 마무리 기대”
중국프로축구에서 뛰고 있는 축구국가대표팀 미드필더 손준호(31·산둥 타이산)가 수뢰 혐의로 형사 구류돼 있다고 중국 정부가 인정했다.
중국 외교부는 16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한국인이 뇌물 혐의로 랴오닝성 공안에 형사 구류됐다”고 확인했다. 전날 주중한국대사관은 “랴오닝성 공안이 손준호를 구금 상태에서 조사 중인 것으로 파악했다. 관할지역 영사(선양총영사관)가 면회신청을 하는 등 필요한 영사 조력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12일 상하이국제공항 출국 게이트 앞에서 공항 공안에 연행된 것으로 전해진 손준호가 체류지가 아닌 랴오닝으로 이송돼 형사 구류 상태로 조사를 받고 있는 사실을 중국 정부가 인정한 것이다. 형사 구류는 일시적 구금 상태로 진행하는 강제 수사다.
일단 중국 정부의 확인으로 손준호의 신분은 피의자로 특정됐으나, 구체적 조사 내용은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최근 중국 사법당국이 자국 축구계의 승부조작, 비위 등을 척결하기 위해 전방위적 수사를 벌이는 상황에 비춰보면 선수가 개입돼 부정한 목적을 위한 모종의 거래가 있었는지, 또 실제 금품 수수가 이뤄졌는지가 조사의 핵심이다.
최근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하오웨이 산둥 감독이 승부조작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고, 3월에는 팀 동료 진징다오가 체포됐다. 또 손준호가 2021년 K리그1 전북 현대를 떠나 산둥으로 이적할 때 관여한 중국인 에이전트도 체포된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국내 축구계에선 2022카타르월드컵 본선 무대를 누빌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손준호가 중국축구에 만연한 ‘¤시(인간관계를 의미하지만 뇌물 등을 칭하기도 함) 문화’로 불필요한 고초를 겪게 됐을 가능성을 조심스레 제기하고 있다. 이적 수수료 등 금품을 요구한 인사에게 전달하는 등의 혐의로 수사의 표적이 됐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지만, 그래서 선수 측은 긍정적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손준호의 측근은 “우수한 실력을 바탕으로 좋은 조건에 산둥으로 이적했다. (리베이트 등의) ‘¤시’ 없이 이적한 드문 예였다. 입단부터 4년 계약연장까지 부당한 요구를 받은 적도 없다. 주변의 관심으로 큰 문제없이 해결됐으면 한다”고 바랐다.